유럽에서는 오래전부터 승마를 우아하고 고상한 스포츠, 동시에 역동적 이고 근사한 스포츠로 여겨왔다. 고급스러우면서 동시에 대중적이기도 해 프랑스에서는 약 60만 명, 독일에서는 약 170만 명이 승마를 즐긴다. 국내에도 승마와 그 문화의 매력을 알아보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 한때는 최상류층의 호화로운 문화라고만 생각했지만, 어느새 승마장이 대중화되고 있고, 말을 타고 즐기는 폴로 컨트리클럽도 생겼다. 승마 관련 용품을 파는 매장이 강남 한복판에 들어섰고 명품 브랜드가 승마를 모티브로 한 패션을 선보였다. 승마가 인기 있는 이유는 그만큼 승마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말을 타는 법이 아닌 승마를 둘러싼 문화와 이야기를 알아보자. 승마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승마를 둘러싼 주변 이야기를 안다면 더욱 큰 매력을 느낄 것이다.

History of Equestrian. 승마의 역사
서양에서는 기원전 2000년 전부터 인간이 말을 길들여 이동수단이나 운송수단으로 이용했다. 본격적인 스포츠로서의 승마가 시작된 것은 기원전 680년 제25회 고대 올림픽에서 4두 마차 경주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부터로 최초에는 귀족의 취미 활동과 청년 교육으로 발전하였다. 18세기 르네상스 시대에는 예술성이 두드러져 승마 교습소가 생기기도 했으며 19세기에는 프랑스에서 크게 유행하여 발전했다. 1921년 파리에 국제승마연맹이 설립되고 제2회 파리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세계적으로 승마가 발전했다.
 




Luxurious Origin. 승마와 명품
유럽에서 승마가 대중적인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고는 하지만 동시에 여전히 최고의 고급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바로 그런 점이 승마의 역사적이고 꾸준한 인기에 기여하고 있다. 승마가 럭셔리 스포츠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배경에는 명품 브랜드가 있다. 많은 명품 브랜드가 승마문화에서 탄생했고 그 뿌리를 로고와 브랜드 정체성에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에르메스의 창업자 티에리 에르메스는 1837년 시작한 마구 제작으로 명성을 떨쳤다. 폴로의 창업자 랄프 로렌은 폴로 경기에 매혹되어 자신이 만드는 브랜드의 이름을 폴로라 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슈트로도 유명한 명품 수제 슈트 브리오니는 매년 5월 크로아티아의 브리오니 섬에서 열리는 폴로 클래식 대회를 후원하며 대회가 열리는 섬 이름을 브랜드 이름으로 지었다. 1921년 피렌체에서 시작한 구찌는 승마에서 영감을 받은 각종 가죽 아이템으로 당시 귀족 사회에서 인기를 누렸다. 이 외에도 많은 명품 브랜드가 승마용품과 승마 문화에서 탄생했으며 버버리, 에트로, 포르셰, 페라리, 아이그너, 롱샴, 셀린 등의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자사의 로고에 승마와 안장, 재갈 등 말(馬)과 관련된 모티브를 사용한다.
 




Ballet in the Saddle. 스페인 승마학교(the Spanish Riding School in Vienna)
오스트리아 빈, 넓은 대지에 자리 잡은 스페인 승마학교(Spanish Riding School)는 전통 승마술과 궁정 문화 계승을 목적으로 소수 정예제의 교육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화려한 바로크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승마장으로 꼽히는 스페인 승마학교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오래된 승마 학교이기도 하다. 1572년 유럽의 명문가 합스부르크 왕가의 카를 6세(Karl VI)가 세운 스페인 승마학교는 전통적인 방식의 꾸준한 훈련으로 수준 높은 기술을 선보인다. 새하얗게 펼쳐진 내부와 샹들리에가 매달린 회랑, 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연간 35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는 전통 깊은 승마 공연이 열린다. 짙은 색의 부츠와 검은색 모자, 흰 바지와 흰 장갑으로 이루어진 기수의 전통 복장과 눈부신 백마는 그 조합만으로도 하나의 작품같이 아름답다. 약 12년의 교육 기간을 마쳐야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스페인 승마학교의 기수와 6~8년에 걸쳐 훈련받은 리피짜너(Lipizzaner) 종 말의 완벽한 공연은 완전무결한 마장마술(馬場馬術)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이라 화이트 발레(White Ballet)라고도 불린다. 유서 깊은 예술의 도시 빈에서 발레보다 우아한, 예술적인 승마를 만나보자.
 






Ride in Private. 사교, 비즈니스와 승마
보통은 비즈니스를 위한 최고의 스포츠를 골프라고 하지만, 최고급 시장에서도 통하려면 승마를 알아야 한다. 각국의 왕실과 인맥을 맺고 마케팅을 펴나가기 위해서 승마는 필수다. 대중화되었고, 많은 이들이 즐기지만, 여전히 승마가 가진 고급 스포츠로서의 권위와 위상은 변하지 않았다. 남부럽지 않은 재력과 지위뿐만 아니라 스타일과 교양까지 갖춰야 멤버가 될 수 있는 신사들의 은밀한 사교클럽이 있다. 대부분이 비공개라 많은 부분이 비밀스러운 사교클럽의 멤버가 되기 위해서도 승마는 필수이다. 명품 슈트 브랜드 브리오니는 매년 크로아티아 브리오니 섬에서 열리는 폴로 클래식 경기에 크로아티아 대통령, 미국, 프랑스 등 10여 개국의 VVIP를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연다. 초대하는 VVIP들은 사교클럽의 멤버로서 함께 폴로 클래식을 관람하며 멤버십을 쌓는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로로 피아나도 사교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로로 피아나도 매년 승마경기를 개최하고 사교클럽을 통해 VIP 간의 사교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Beautiful Ride, Beautiful Life. 스티븐 승마클럽(Stevens Horses Riding Club)
승마를 더욱 아름답고 우아하게 만드는 요소 중 멋지고 근사한 장소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수도권에서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경기도 이천의 소담한 마을에 스티븐 승마클럽이 있다. 넓은 마장과 여유롭게 달리는 백마와 기수, 그 너머로 한가로이 쉬고 있는 십여 마리의 말이 방문객을 반긴다. 아름답고 세련된 건물의 외양, 고급 갤러리나 카페를 연상케 하는 인테리어는 승마가 아름답고 우아한 스포츠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도심에서 가까운 자연에서 승마를 즐길 수 있는 스티븐 승마클럽은 2010년 한국마사회와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가 인정한 '국내 최우수 승마장'에 선정되었고 2011년에는 독일의 유명 승마잡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유명승마클럽과 한국 대표 승마장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유소년반, 입문반, 대학진학반, 지도자 양성반 등 일반인과 전문인 모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누구나 쉽게 승마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내 유일의 프랑스승마협회 회원이기도 한 스티븐 승마클럽을 찾아 아름다운 장소에서 우아하게 승마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근사하고 멋진 일이 될 것이다.
 


Early Riding. 클럽 엠 승마교실(Club M Horseback riding Academy)
승마를 배우기 위해 혹은 아이에게 승마를 가르치기 위해 주말마다 교외로 나가야 한다면 내심 불편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 것이다. 꼭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야만 승마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가까운 곳에 좋은 대안이 있다. 바로 학교 운동장이다. 지난 5월 한국마사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주관한 ‘즐거움이 달리는 유소년 승마대회’에서 세종초등학교 2학년 이예진 양이 압도적 실력으로 2년 연속 우승을 석권했다. 이양이 2년 연속 우승이라는 뛰어난 성과를 거두는 데에는 학교에서의 승마교실이 큰 역할을 했다. 이양이 재학 중인 세종초등학교는 ‘찾아가는 승마교실’의 대표 기업인 ‘클럽 엠 승마교실’과 함께 방과 후 승마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예진 양도 승마교실을 통해 승마에 대한 흥미를 발견하고 체계적인 수업으로 실력을 쌓았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해 명문자제들도 귀족 스포츠로 어린 시절부터 승마를 즐겼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참에 아이들에게 말에 대한 흥미와 애정을 갖게 하고 근사한 취미를 심어주는 것은 어떨까. 무엇보다 우아하며 말과 함께 교감하고 호흡을 맞춰야 하기에 감성적이기까지 하다.
 




Style on Saddle. 발리오스 새들 앤 스타일(Balios Saddle & Style)
헬멧, 안장, 채찍, 의상, 장갑, 부츠 등 기수에게 필요한 용품과 목욕용품, 박차, 굴레, 재갈 등 말에게 착용시키는 용품까지 승마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준비해야 할 용품이 많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프로용 제품이나 명품 마구의 생산지가 주로 유럽이기 때문에 예전에는 마구를 사러 외국을 다녀오는 일이 흔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승마 인구가 늘어나고 승마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들이 한국에 진출하고 있고 명품 승마용품을 모은 승마용품 전문점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발리오스 새들 앤 스타일은 승마에 관련된 모든 물품이 갖춰져 있는 승마용품의 명품 백화점이다. 프로 승마인 외에도 승마를 처음 시작하거나 승마에 관심 있는 고객, 혹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라면 찾아보자. 국내외 유수의 브랜드들이 입점해있어 서울에서 가장 다양한 승마용품을 찾을 수 있다. 발리오스 새들 앤 스타일에는 승마용품뿐만 아니라 승마를 모티브로 하는 생활용품과 고급 가구도 있어 승마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Healing Riding. 치유의 승마
승마는 혼자 하는 운동이 아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말과의 정신적 육체적 교감이 필요한 스포츠이기 때문에 인간의 몸과 마음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움직임이 많아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달리기, 자전거 운동보다도 운동량이 많아 심혈관 건강에 좋다. 건강과 체력증진,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강화, 다이어트 효과, 심폐기능 강화, 우울증 해소, 집중력 증대, 폐활량 증가, 전신 근육 발달, 신체 유연성 강화, 균형감각 강화 등 보편적인 운동의 장점들 외에도 승마만이 제공하는 특별한 장점도 있다. 허리의 통증을 줄이고 자세를 교정하는 효과가 크며 장 기능 강화와 불면증 해소에 좋다. 특히 안정적인 자세로 말에 밀착하여 움직여야 하는 탓에 허리 근육이 발달해 허리 통증을 줄여준다. 미국에서는 디스크 환자의 재활치료로 권장되기도 한다. 매 순간 말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교감해야 하기에 집중력을 향상시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장애인들의 전신운동과 재활치료를 위한 운동으로도 활발히 적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이어트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젊은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아이엑스디자인리빙 7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 노일영

사진 여인우

저작권자 ⓒ Deco Journal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